Dream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온다. 시작의 선과 끝의 선은 붙어있으면서도 떨어져 있다. 그 선의 경계를 찾아야만 시작과 끝을 찾을 수 있다. 시작과 끝은 동시에 일어나기보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일어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뚜렷한 경계선 위에 위태롭게 서서 시작과 끝을 경험한다면, 그 경계가 어디서 시작...
몸과 마음이 회복한 두 사람은 시간이 맞을 때마다 여행을 했다. 민호는 매일같이 운동을 하며 몸이 굳지 않게 했고, 뉴트는 간간히 회사에서 오는 연락을 받으며 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두 사람, 좀 쉬는 건 어때? 일 중독자야. 아주.” 알비 집을 찾은 뉴트는 오자마자 알비에게 듣는 말이 이거였다. 일 중독자. 아무리 일을 사랑한다고 해도 쉬는 날마저 ...
“아까 지하로 내려갈까?” “그래.” 뉴트는 잠깐의 여유를 즐기자며 지하에 있던 카페로 향했다. 그런 뉴트의 뒤를 따르던 민호는 조금 편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말을 꺼내도 시원찮은 반응만 했다. 그래서 뉴트는 오늘 여행이 마음에 안 드나 고민했다. 그런데 코벤트 가든에 도착하고 나서부터 민호의 표정이 바...
이틀이 지나고, 민호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왔다. 오늘은 뉴트와 여행하기로 한 날이라 억지로 방에서 나왔다. 기분은 좋지 않은 모양인지 표정이 풀어지지 않았다. 모자를 푹 눌러쓴 민호는 알비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나왔다. 그런 민호에게 잘 다녀오라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한 알비는 힘없이 늘어진 어깨를 보이며 뒤로 돌았다. 밖에 나온 민호는 먼저...
“휴.” 며칠 감기 몸살로 고생한 뉴트는 따듯하게 데워진 컵을 만지며 깊은 숨을 내뱉었다. 민호의 간호 덕분에 이전 감기보다 빨리 나았다. 혼자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이 생긴다. 이는 예상했던 일들이기에 뉴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최대한 침착하게 일을 해결했지만, 단 하나만은 이성적으로 버티지 못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아프면 그렇게 서럽다더니, 진짠...
교수는 묵직한 책을 들고 선단 위로 올라갔다. 그는 긴장 때문에 바짝 얼어있는 학생들을 보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매년 겪는 일인데도 교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크게 박수를 쳤다. “새로운 신입들을 보니 기분이 좋군요. 이번에도 인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교수는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얼굴을 익히듯 살피다가 책을 펼쳤다. 민호는 교수의 말을 따...
뉴트는 전형적인 백인 우월주의자이다. 로스앤젤레스 내에서 가장 큰 오렌지 농장을 꾸리는 뉴트 집안은 영국에서 넘어온 졸부였다. 졸부이기에 누구에게도 천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 했다. 그래서 졸부 중 자신이 천하지 않음을 과시하기 위해 오만과 자만으로 똘똘 뭉친 행동을 하곤 했다. 그런 선대의 조상을 보며 커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보다 낮은 자를 천하게 대...
193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의 한 집에 경사가 났다. 기쁨에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목소리가 엉켜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우리 아들이 버클리대학교에 합격했다고!” “우리 아들이! 법대에 합격했어!” 리버사이드에 거주한 한인들은 대학교에 합격한 아이들에게 축하의 말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합격한 아이 중 유독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아이에게...
아플 때, 혼자 있으면 괜히 더 슬프고 억울한 기분이 든다. 그건 아마도 여태까지의 외로움과 슬픔이 가장 나약할 때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몸이 약해지면 정신도 약해진다. 정신을 지탱해준 체력이 순식간에 무너지면 그의 반동으로 정신력도 같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묵직한 돌 위에 위태롭게 흔들리던 나뭇잎이 가루가 된 돌 아래로 풀썩 떨어지듯, 정신력은 체력이...
영국 여행을 혼자 다니는 것보다 뉴트와 다니는 게 익숙해진 민호는 어디를 가려고 할 때마다 뉴트에게 연락했다. 어디를 나가거나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은 민호는 매일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온종일 집에 박혀있는 것도 지루한 모양인지 민호는 하루에 몇 시간은 밖에 나가 있었다. 그때마다 민호는 뉴트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뉴트는 민호의 시간에...
많은 관광객과 런던에 사는 사람들도 자주 찾는 웨스트민스터는 뉴트에게도 익숙하고 친숙한 장소였다. 이 지역은 런던의 중심으로 불리며 템스강이 있어 뉴트는 차분한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종종 찾는 장소이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자주 찾는 장소에 뉴트는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온 것이 처음이라 걸음걸이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옆에서 관광객임을 자랑하는 민호...
민호의 영국 여행은 첫 여행 이후에도 종종 이뤄졌다. 매일 같이 여행했다고는 할 순 없지만, 민호는 여행을 하고 싶을 때, 밖으로 나갔다. 물론 혼자가 아니었다. 민호는 여행을 준비할 정도로 철저한 성격이 아닌 탓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 누군가는 첫 여행을 같이 한 사람인 뉴트였다. 뉴트는 다시 회사로 복귀할 때까지 런던에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기...
민트 소설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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