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온 뉴트는 피곤함이 그제야 온몸을 덮쳐왔다. 뉴트는 원래 오늘 카페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려고 했다. 오랜만에 얻은 휴가를 아무 생각 없이 보내고 싶었던 뉴트는 생각지도 못한 일정에 온몸에 피로가 쌓여버렸다. 그래도 싫진 않았다. 하고 싶었던 것을 미리 해버린 느낌은 있었어도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 상대가 누구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영국의 첫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원하던 모습이 특별히 있었던 것이 아닌 탓일까, 민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버킹엄 궁전을 떠났다.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해서 다음 장소를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민호는 여기서 가까운 곳 중 괜찮은 식당이 있느냐고 뉴트에게 물었다. 뉴트는 어디가 좋으냐고 물어오는 민호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핸드폰 있지 않아? 직접...
죽음. 죽음은 글레이드에서부터 곁에 있었다. 친구들의 죽음에 다들 눈을 감고 받아들일 정도로 익숙했다. 아니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생각만 했다. 정작 죽음을 다른 장소에서 경험하니 느낌이 묘하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잘 가고 있는 걸까.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그렇게 혼자서 속으로 물어보며 들리지 않는 대답을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다....
두 손이 닿을수록 뜨거움보다 차가움이 느껴진다. 한 명의 싸늘한 냉기에 다른 한 사람도 온몸이 차가워진다. 민호의 몸에서 느껴졌던 온기는 사라지고, 시체처럼 차가워진 몸에 뉴트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민호를 품에 끌어안는다. 따듯해져라, 뜨거워져라, 원래처럼. 주문을 외우듯 뉴트는 그의 몸을 끌어안으며 울음을 삼켰다. 죽지도 그렇다고 살지 않은 상태로 인...
촌놈이라 서로를 비웃던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커다란 궁전을 보기 전까지, 두 사람은 공원을 제대로 본 적 없는 것에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궁전을 보고 나서 쏙 들어갔다. 민호는 궁전이라고 하면 크고 웅장한 궁전을 상상했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도 왕과 왕족이 생활하는 궁전이라면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크고 화려할 줄 알...
센트럴파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넓은 공원이 두 사람의 눈에 들어왔다. 뉴트는 잠시 스쳐 지나간 공원이라서 정확한 크기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민호처럼 여행객인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공원 안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을 멀뚱히 서서 보고 있었다. "와. 완전 좋은데?" 민호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공원에 무심하게 감고 있던 눈을 부드럽게 감았다가 떴다. 영국의...
아무런 감정이 없는 말 한 마디으로 이마에 큰 줄이 그어진다. 뉴트는 당당하게 말하는 민호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다물었다. 싸우자는 걸까? 부탁을 청하는 쪽이 왜 저렇게 당당할까. 뉴트는 욱하는 마음을 추스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도움을 청하시는 게 맞아요?" "네." "..." 민호는 지금 절실하게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민호는 솔직...
컴퓨터가 켜지는 소리가 카페 안에 채워진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인데도 이목을 끄는 소리라 저절로 민호의 눈이 옆으로 이동했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차를 마시는 뉴트를 힐끔 쳐다본 민호는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움츠린 어깨를 폈다. 민호는 뉴트가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뉴트는 민호가 카페에 들...
즐거운 여행. 여행을 즐기려면 어느 정도 그 나라의 정보가 있고, 아는 것이 있어야 한다. 유명한 관광지, 맛있는 음식, 휴식을 취할 장소가 그 나라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새로운 것의 발견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이는 정보가 확실히 손에 있고 사진이나 이름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것은 모르고 있는 것을 찾았을 때 느낄 수 있다. 그 새...
"Fuck."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민호의 입에 나온 말은 욕이었다. 민호는 어깨를 누르던 가방을 바닥에 내동쳤다. 바닥에 떨어진 가방은 큰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알비는 갑자기 바닥이 요동치자 놀란 눈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어디서 소리가 났는지 알게 되자, 가늘게 눈을 뜨며 민호를 째려봤다. "살살 내려놔." "무거워." "씻고 침대에 누워!" 알비 집에 ...
'인연은 바로 당신의 옆에 있습니다.' 란 말은 주로 광고에서 사용한다. 특히 영원을 맹세할 사이를 만들기 위해 자주 인용되곤 한다. 또는 옆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로도 표현된다. 주변을 살피고 여유를 가지고 살라는 용도로 쓰이는 이 문구는 누군가에게는 싫증 나게하고, 누구에게는 한 가닥 실을 잡고 겨우 버티는 수단이 된다. '인연'이란 말은 ...
익숙함은 언제나 지루함을 남긴다. 지루함의 시작은 마음가짐이라 말한다. 마음가짐은 주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그 영향은 환경에서 크게 작용한다. 이미 답답한 상황 속에 지낸다고 생각하면,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답답함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면 더욱 그 상황에서 떠나야 한다. 단순하게 상황을 대처하면서 융통성 있게 행동한다면 지루함을 느낄 ...
민트 소설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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